박성율 작가는 안무가 겸 무용수로서, 자연과 삶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몸의 움직임이 지닌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요소에 주목한다. 특히 신체의 움직임이 지닌 패턴의 구조를 파악하고, 이 관성에서 해방된 자율적인 움직임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먹방 ASMR’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일상, 사이 그리고 불편함›은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일련의 행위와 환경 속에서 수집된 소리를 기반으로 한다. 이 소리는 미디어 속 ‘먹기’ 사운드와 같이 청각적 감각을 증폭시킴으로써 촉각적이고 공감각적인 방식으로 일상적 행위를 재조명한다. 또한 ASMR이 채택하고 있는 반복의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 사운드의 패턴과 변주는 각각 인간이 지닌 신체적 관성과 이 관성을 벗어난 해방의 몸짓을 비유적으로 드러낸다. 조금씩 어긋나는 이미지와 소리, 그리고 움직임의 간극은 태블릿 속 ‘탈출’의 의미를 담은 꽃 이미지를 통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