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작가는 영사된 이미지와 그것의 물질적 조건, 영사 환경의 관계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특히 물질적 감각에서 영화적 체험으로의 이행에 주목하여 ‘본다’는 것에 대한 여러 관점을 영상설치 작업을 통해 드러내고자 시도하고 있다.
‹Tango : 현재의 식사 습관 연구›는 미디어를 통해 ‘먹는 것을 보는’ 시청 행위가 지닌 감각과 ‘먹는 것을 보면서 (따라) 먹는’ 행위 속에서 오늘날의 식탁 풍경을 드러낸다.
스마트폰과 TV, 빔프로젝터, 노트북, 데스크탑 컴퓨터 등으로 재생되는 화면 속 먹는 모습은 반복 송출을 거치며 원래의 식사행위의 이미지와 그 의미로부터 멀어진다. 식탁을 중심으로 프레임 ‘인/아웃’을 지속하는 여러 대의 미디어 기기 속 화면, 그리고 화면 속 본인의 식사장면을 모방하려는 인물의 분주함은 오늘날 미디어가 침투한 일상 속 먹기가 지닌 의미를 되짚어 본다.
작가 소개
김민정은 시간 기반 매체로서 필름의 물질성과 기술적 특성, 그리고 그것이 담을 수 있는 감각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영상 매체의 물리적, 광학적 규칙, 영사 환경 등 매체를 둘러싼 여러 조건이 사회와 문화적 맥락 내에서 ‘기준’과 ‘표준’이라는 약속된 허구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영화적 매체를 차용하여 표현한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국내 외 다수의 영화제와 전시공간에서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 온 김민정 작가는, 서울 국제실험영화제와 서울 국제대안영상예술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미국 앤아버 영화제에서 Tom Berman Award for Most Promising Filmmaker를 수상하였으며 개인전 «missing the boat»(2021)를 선보인 바 있다.
과정 기록
[{(먹는 것)을 보는 것}을 보며] 먹는 것에 대하여
작업 노트
Tango는 ‘먹방’ 과 음식에 관련한 수많은 미디어에 둘러싸인 지금의 현상에 주목하며 시작된 작업이다. Zbigniew Rybczyński의 실험 애니메이션 Tango(1980)를 원전으로 삼고 그 제목을 가져온 이 영상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부분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영상 기기들을 통하여 주인공이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식탁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프레임 인/아웃 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뒷부분은 주인공이 한 영상기기를 통해 재생되는 자신의 움직임을 그대로 모방하려고 하는 모습이 또다른 영상기기를 통하여 재생되는 형태이다. 이를 통하여 일상을 채우고 있는 여러 영상매체들을 보며 비슷한 행위를 함께 한다는 것, 영상 내부의 객체와 비슷한 감각을 공유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누군가와 함께 추는 Tango가 아닌 영상 매체에 담긴 객체와 그것을 보는 주체가 뒤섞여 움직임을 공유하는 상황을 그리며 지금의 ‘먹기에 대한 미디어를 소비하는 것’의 의미를 질문하고자 한다.
작업 정보
형식
10분 내외의 1채널 비디오
촬영 장소
고양시 일산 위치의 1인 가구 거실 및 부엌
촬영 일정
로케이션 섭외 및 동선 체크 (9월 중) 촬영 1-2일 (10월 중순) 편집 및 사운드 믹스 (10월 말)
퍼포머
1명 (박성율 무용가)
촬영 소품
스마트폰, TV, 빔프로젝터, 스탠드 스크린, 랩탑, 데스크탑 모니터, 데스크탑과 연결된 듀얼 모니터, 아이패드
작업 레퍼런스
작업 내용
퍼포머는 거실과 부엌이 연결된 집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한다. 그 화면은 작은 스마트폰과 티비, 빔프로젝터, 노트북, 데스크탑 컴퓨터 등으로 재생되고 그 영상들을 보며 움직임을 그대로 모방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을 여러 제너레이션 (영상이 송출되는 모습을 다른 영상 장비로 찍어서 그것을 반복하는 형태) 을 반복하며 보여준다. 주인공은 여러 화면들을 응시하느라 분주하고, 식탁을 중심으로 프레임 인/아웃을 지속하고, 영상의 움직임을 따라하느라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