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

계란후라이, 선홍빛, 나, 골드베르크
Fried Egg, a Bright Red, I, and Goldberg

기획전 «계란후라이, 선홍빛, 나, 골드베르크»는 과정 중심의 리서치를 지원하는 예술창작 지원 사업인 ‘금천아티스트-랩’의 결과물로서, 2021년 주제로 선정된 ‘먹기 eating’에 관한 총 8팀(구자명, 그린코믹스, 김민정, 김재원, 박성율, 유장우, 유재인, 최경아)의 시각예술 및 무용 분야 예술가들의 작업을 선보인다.

전 세계적 감염병을 겪으며 변화된 일상의 중심에는 ‘먹기’가 있다. 먹는다는 것은 사적인 동시에 사회적인 행위로서, 개인의 기호와 취향을 넘어서 세대와 문화 혹은 개인을 구분 짓는 상징, 산업 및 환경적 이슈와 미디어의 영향 관계를 반영한다. 현재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를 되돌아보고 그 이면에 담긴 다양한 양상을 살펴보고자 기획된 본 전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음식과 먹기에 대한 예술적 사유를 관객과 나누고자 한다. 그리하여 개인이 속한 세계를 드러내는 지표로서 먹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의 총체로서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시 기간에는 렉처 퍼포먼스, 워크숍, 무용 퍼포먼스, 스크리닝 및 토크 등 연계 프로그램이 온/오프라인에서 진행되어 보다 직접적으로 관객과의 상호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

  • 금천아티스트랩 2021
    계란후라이, 선홍빛, 나, 골드베르크
  • 2021. 11. 12 – 12. 18
    금나래아트홀 갤러리
    • 김민정
    • 김재원
    • 구자명
    • 그린코믹스
    • 박성율
    • 유장우
    • 유재인
    • 최경아
  • 주최/주관
    금천문화재단, 한국예술인복지재단
  •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금천구, (주)원신더블유몰
  • 총괄 기획
    이경미
  • 전시 코디네이터
    조민경
  • 전시 아이덴티티 디자인
    스튜디오 AABB
  • 공간 디자인
    tnknmke
  • 웹사이트 디자인
    윤충근
  • 사진 촬영 및 영상 편집
    FILM HK
  • 오디오가이드
    큐피커, 기획·목소리 조민경

전시구성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다
YOU ARE WHAT YOU EAT

18세기 프랑스 미식가 브리야-사바랭(Brillat-Savarin)의 격언(Tell me what you eat and I’ll tell you who you are.)에서 비롯된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이다”라는 표현은 음식을 통해 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신분 및 계급적 요소가 극명히 확인되었던 시대를 잘 보여준다. 한편 21세기에 영국의 사회-문화인류학자 해리 웨스트(Harry G. West)는 “누구와 함께 먹는지가 곧 우리 자신이다(We are who we eat with!)”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가족과 친구, 때로는 소셜 다이닝으로 처음보는 사람과 함께 하거나, 홀로 온라인 컨텐츠를 보며 먹는 한끼의 식사를 통해 로컬에서부터 전지구적인 범주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관계들은 드러나며 공동체는 형성된다. 그리고 무엇을 먹고 누구와 어떻게 먹는지가 ‘나’와 사회에 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는 시대는 먹스타그램과 먹방, 배달음식이 생활화된 2021년 오늘날에도 매우 유효하다.

식재료 선별에서부터 선호하는 조리법, 식사 습관이나 방식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사회적 존재로서 개인의 ‘먹기’는 문화, 지역, 세대, 사회적 지위 등에 끊임없이 영향을 받으며 체화된 취향을 반영한다. 또한 필요나 의지로부터 비롯된 의도적인 ‘먹기’는 ‘차이의 정체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특정 약을 복용하거나 육류섭취를 거부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먹거나 먹지 않는 것을 통해 개인을 레이블링하는 사회적 관념을 확인하거나 환경 이슈와 산업 체제가 지닌 문제에 대항하는 태도를 선언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한편 현대 먹거리 체계 안에서 ‘먹기’는 앱 버튼 하나로 빠르고 손쉽게 해결되는 한 끼의 식사만큼 단순하지 않다. 배달음식과 테이크아웃 음료는 500년 이상 썩지 않을 부산물을 남겨놓고, 지금-여기에서의 ‘먹기’가 지구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햄버거 커넥션’이 존재한다. 먹을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먹기’는 심리적 허기를 채우는 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로서 소비되고, 범람하는 먹는 이미지와 사운드는 시청각 감각의 왜곡과 증폭을 통해 정서적인 자극과 반응을 일으키는 새로운 감각의 미디어를 반영한다. ‘먹기’는 이렇듯 생존 차원을 넘어서 개인을 둘러싼 취향에 담긴 수많은 코드를 통해 개인이 속한 세계를 드러내고 또 사회 속의 개인을 확인하는 지표로서 기능한다.

나, 사회, 지역, 시대를 이해하는 ‘먹기’

1. 먹기와 속도

바쁘고 초조한 도시에서 ‘먹기’는 적은 비용으로 현재의 불확실성과 지루함을 일시적으로 지우는 역할을 한다. 광고와 방송에서는 맛집, 요리, 식사를 컨텐츠로 소비하면서,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불안감의 자리를 건강, 안전, 행복, 재미로 대체한다. 과시적인 소비문화와 ‘푸드 포르노’라고도 불리우는 자극적인 먹기 행위는 일상의 식사나 음식이 주는 기본적인 안위와 사회적 교류의 차원에서 벗어나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서 기능한다. 식사를 위해 따라야 할 준비시간은 배달앱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되고, 오늘 한 끼도 손쉽게 때우며 생산적인 시간관리를 수행한다. 인터넷 데이터를 태우며 홀로 먹는 식사 장면에서 음식은 SNS를 위한 한 컷에 지나지 않는다. 삶의 효율성을 위해 오늘날의 ‘먹기’는 그렇게 쉽고 빠르고 화려하게 진화하고 있다.

배윤환, 허우중 작가로 구성된 그린코믹스는 배달음식으로 인한 일회용 포장용기의 과도한 배출에 주목하고, 음식을 먹고 난 뒤의 처리 과정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이슈를 만화와 포스터, 굿즈와 벽화 형식으로 위트있게 조명해본다.

구자명 작가의 ‹소프트 머슬›은 ‘배달앱’을 구성하는 체제 및 알고리즘을 분석하고, 소프트웨어의 구조를 신체의 근육과 같이 물질적인 조형물로 치환하여 시각화함으로써 오늘날의 식문화에 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유장우 작가의 ‹‘후루룹, 춥춥, 쩝쩝’›은 광고와 방송에서 먹기와 관련된 콘텐츠가 보여주는 클리셰를 재연하는 4채널 영상작업으로, 미디어를 통해 노동과 소비의 현장이 되어버린 오늘날 ‘먹기’를 사유토록 한다.

2. 상징으로서 먹기

음식과 먹기는 개인의 취향을 보여주고 그가 속한 세상을 드러낸다. 인종, 문화, 세대, 가치관, 직종과 취미 등에 따라 사용하는 식재료와 조리 방법, 식습관 등 ‘먹기’와 관련된 선택과 행위가 달라진다. 부먹/찍먹파, 민초단, 평냉 마니아 등으로 가벼운 구분을 짓기도 하고, 와인에 관한 상식수준으로 권력과 지위를 드러내기도 한다. 같은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동질감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신체”를 공유하게 된다. 한편 특이한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특정 약을 복용하는 것처럼 ‘먹기’로부터 비롯된 차이는 사회적 자아와 타자 사이의 구별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수단으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이처럼 ‘먹기’는 개인적인 미감과 기호 차원에서부터 내면화된 사회의 구조와 세상을 이루는 체계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많은 상징들을 내포한다.

김재원 작가는 2채널 영상작업 ‹뻗어있고 엉켜있는 것들›에서 수분을 흡수하는 식물과 삼키는 행위라는 메타포를 통해 투약 행위와 긴장상태를 은유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개인의 정체성과 심리적인 측면을 ‘먹기’와 연결시킨다.

유재인 작가는 금천구 이주민 여성 1인가구 3인의 식사를 기록하는 3채널 영상작업 ‹내 이웃의 식탁›을 통해 이방인, 가장, 노동자, 여성으로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개별의 순간들을 공유한다.

최경아 작가의 ‹후렌드(Who+Friend) 세대의 후라이›는 계란후라이 조리 방법에 관한 MZ세대 대상 설문을 기반으로 다양한 취향을 페인팅과 카드 이미지로 시각화하고, ‘먹기’를 매개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3. 감각적으로 먹기

미디어에서 범람하는 ‘먹기’에 관한 이미지 및 사운드는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촉각적으로 다가온다. 지글지글 끓는 빨간 찌개와 쩝쩝거리며 먹는 모습 등 반복되는 시청각 자극을 통해 우리는 ‘팅글(Tingle)’을 경험한다. 소리 감각을 증폭시킨 ASMR과 작은 단위를 포착한 세밀한 시각적 화면은 일반적인 범주에서 보고 듣는 것의 균형을 무너트리며 특유의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쾌락 반응은 때로는 심리적 안정감과 흥미를, 때로는 낯설고 불편한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낸다. 무언가를 먹는 실제 행위 대신에 먹는 것을 ‘보고’ 먹는 것을 ‘듣는’ 시대, 미디어 속에서 시청각적으로 접하게 되는 오늘날의 ‘먹기’는 우리의 감각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김민정 작가의 단채널 영상작업 ‹Tango: 현재의 식사 습관 연구›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먹는 것을 보는’ 시청 행위가 지닌 감각과 ‘먹는 것을 보면서 따라 먹는’ 행위 속에서 오늘날의 식탁 풍경을 드러낸다.

박성율 작가의 사운드 작업 ‹일상, 사이, 그리고 불편함›은 ‘먹기’와 관련된 소리를 수집하고 먹방 ASMR과 같이 사운드를 증폭시켜 이미지와의 괴리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통해 미디어 속 감각을 재조명한다.

참여작가

프로그램

프로그램 신청하기

워크숍/최경아
‹후렌드 세대와 후렌드 되기(with. 후라이 카드)›
2021. 11. 20 토 4PM [60분]

구성 설문+카드의 질문 나누기
대상 MZ세대의 성인 남녀 누구나(1980–2002 사이 출생자)(총 8명)

* 본 프로그램은 5분씩 전반 및 후반부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후라이 카드 뒷면에 작성된 질문에 대해 서로 나누는 시간입니다.

스크리닝&토크/김재원
‹뱉고, 삼키기›
2021. 11. 20 토 6PM [50분]

구성 지난 영상 작업 ‹지난날의 구토›(2020), ‹뱉는 일과 삼키는 일›(2021) 상영 및 토크
대상 MZ세대의 성인 남녀 누구나(1980–2002 사이 출생자) (총 8명)

* 토크는 ‘질병&비인간과의 관계 맺기’에 대한 사례를 예술가 및 관객이 가볍게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됩니다.
*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께 김재원 작가의 ‹그때 벨이 울리지 않았다면› 2020년 전시 도록을 제공합니다.

퍼포먼스/박성율
‹일상 그리고 어긋남›
2021. 11. 26 금 7PM [10분]
2021. 11. 27 토 4PM [10분]

구성 사운드 설치작품 ‹일상, 사이, 그리고 불편함› 현장 퍼포먼스 공연
대상 8세 이상 누구나 (총 10명)

스크리닝/김민정
‹무빙이미지의 안팎›
2021. 12. 11 토 2PM [50분]

구성 지난 영상 작업 ‹"레드필터가 철회됩니다."›(2020), ‹푸티지›(2016), ‹(100ft)›(2017) 상영 및 토크
대상 전 연령 누구나 (총 10명)

렉처 퍼포먼스/구자명
‹배달앱의 모양›
2021. 12. 11 토 4PM [50분]
2021. 12. 17 금 4PM [50분]

구성 강연 형태의 퍼포먼스
대상 전 연령

* 본 프로그램은 해당 일정에 금천문화재단 계정 유튜브에 접속하시면 관람이 가능합니다.

세미나

‘금천아티스트-랩2021’ 사업 연계로 개최된 ‹웨비나-토크› 프로그램은 과정 중심의 리서치 및 창작지원 사업의 취지에 맞춰, 올해 사업의 주제인 ‘먹기eating’에 관련된 외부 전문가 초청 강연을 8월 중 총 5회에 걸쳐 참여 작가들과 함께 진행하였다.

첫 번째 세미나 ‹음식과의 투쟁: 먹기와 정체성›은 섭식장애 환자들의 섭식 특성을 바탕으로 먹기에 관한 정신심리적 특성에 관한 내용으로, 곽경화 박사(인제대학교 섭식장애 정신건강연구소)에 의해 진행되었다. 두 번째 세미나 ‹사회학적 먹기›에서는 사회학자 김철규 교수(고려대학교 사회학)가 현대 먹거리 체계의 구조와 문제점,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대안과 전략에 대해 논의하였다.

‹기후위기와 먹고살기›에서는 인류세 및 기후위기에 앞에서 먹기라는 행위가 가져오는 환경이슈에 관한 진지하고도 현실적인 시각을 김지석 전문위원(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과 함께 확인해 보는 자리를 가졌다.

박효민 박사(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인간-동물연구 네트워크)의 ‹사회적 기호로서의 육식과 그 미래›는 먹기라는 행위와 식문화의 저변에 깔린 문화자본적이고 과시소비적 관점의 분석을 통해 육식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에 대해 고찰하였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세미나 ‹먹방과 ASMR›은 곽영빈 미술평론가(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의해 온라인 미디어에서 제시·공유되는 먹기의 광경을 통해 사운드스케이프의 재구축과 확장된 감각에 관해 사유해 보았다.

음식과의 투쟁: 먹기와 정체성

일시 8월 6일 오후 2시–4시
연사 곽경화(인제대학교 섭식장애정신건강연구소 선임연구원)
키워드 섭식장애, 강박, 정체성

사회학적으로 먹기

일시 8월 12일 오후 2시–4시
연사 김철규(사회학자,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키워드 먹거리 체계, 지속가능성, 생태와 로컬

기후위기와 먹고살기

일시 8월 20일 오후 2시–4시
연사 김지석(그린피스 서울사무소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
키워드 인류세, 기후위기, 일회용쓰레기

사회적 기호로서의 육식과 그 미래

일시 8월 24일 오후 2시–4시
연사 박효민(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조교수, 인간-동물연구네트워크)
키워드 미래의먹거리, 인공육, 동물권, 포스트휴머니즘

먹방과 ASMR – 사운드 스케이프의 재구축과 감각의 재확장

일시 8월 27일 오후 1–3시
연사 곽영빈(미술평론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
키워드 미디어와 감각, 먹방, ASMR

관람정보

    • 관람시간
    • 월-토요일 10:00 - 18:00
    • 매주 일요일 휴관
    • 오시는 길
    • 서울 금천구 시흥대로73길 70 (금나래아트홀 1층)
    • 네이버 지도
    • 지하철
      • - 금천구청역(1호선) 1번 출구(도보3분 거리)
      • - 구로디지털단지역(2호선) 1번 출구 → 금천구청방면 버스로 환승 → 금천구청
      •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금천구청역 방면 도보 5분 거리
    • 버스
      • - 파란버스(간선) : 150, 500 / 금천구청,금천경찰서 하차
      • - 초록버스(지선) : 5530, 5531, 5537, 5617, 5618, 5623, 5624, 5625, 5627, 5713 / 금천구청,금천경찰서 하차
      • - 마을버스 : 금천01, 금천02, 금천04, 금천08 / 금천구종합청사,금천구청역 하차
      • - 경기버스 : 1, 5, 51, 9, 9-3, 900 / 금천구청,금천경찰서 하차
      • - 공항버스 : 6004 / 금천구청,금천경찰서 하차
      • 자가용
      • 금천구청 유료주차
  • SNS
  • 문의
    • 금천문화재단 예술진흥팀
    • gcnewdeal2020@naver.com
    • 02-2627-2998, 2989

* 본 전시는 안전한 관람을 위해 전시장에 입장하는 모든 관객과 관계자 모두 출입 명부 작성,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제 사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합니다.